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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d by 황석영 석사연구원
[학회 후기]
IEA(International Ergonomics Association) 2024 참석을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던 것이 불과 8월이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국자동차공학회 논문 발표를 위해 현무암질의 경계석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8월 제주도 방문 때에는 20명 남짓 사람들이 다 함께 지내 심심할 틈 없었지만, 이번 학회는 홀로 가게 되어 그새 추워진 날씨만큼이나 쓸쓸했었습니다. 발표 주제는 대부분 한국자동차공학회라는 이름답게 꽤나 공학적이고 다소 딱딱한 분위기였습니다. 학부 시절 배웠던 내용들을 복기하는 기회도 되었으며, 열심히 연구하는 공학도들을 보며 ‘난 과연 저 정도로 열심이었나?’ 하며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공학도로서는 반성하고, 디자이너로서는 배우게 되는 자리였습니다.
[발표 후기]
주제: 자율주행차의 내부 편의장치 및 가구 가변 배치를 위한 레일 시스템 디자인 제안
자율주행 Lv.4, 5 단계에서의 예상 미래 UX 시나리오 상 내부 편의 장치 및 가구의 가변 배치에서 사용성 향상을 위한 디자인 프로세스의 산출문 중 하나로 레일 시스템이 도출되었습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탑승 인원, 공간 구조 등에 따라 다양한 가변 배치의 잠재 요구가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여러 기업들의 컨셉 차량과 여타 문헌 조사 결과 크게 3가지 설계 고려 요건을 발견하게 됐는데 1) 직선운동, 2) 회전운동, 3) 탈부착이 있습니다. 따라서 Low-Fidelity로써 3D Printing하여 즉각적으로 사용성 평가를 할 수 있으며 위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하는 레일 시스템의 디자인 프로세스에 관해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질문 1. 콘솔이 아닌 다른 장치에서도 이러한 레일 시스템이 적용되는 시나리오도 있나요?
답변 1. 예, 있습니다. 콘솔은 복합 가전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사용성 평가의 범용성 때문에 선정하게 된 제품군이며 이 밖에 냉동 공조 장치(에어컨), 시트 등 다양한 내부 편의 장치에 모두 적용하여 각 장치마다 사용성이 높게 평가된 레일구조를 채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질문 2. 폭스바겐의 T7과 유사한데 T7과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파워 공급도 좋지만 매뉴얼적인 조작도 염두에 두었나요?
답변 2. 폭스바겐의 T7과 다른 점이라면 T7의 경우 레일을 2개로 필요하는 반면의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레일을 1개만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발표한 바와 같이 직선운동에 회전운동까지 지원하기 위해서는 편의 장치의 캐스터나 바퀴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했고 이러한 디자인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또한 수동 조작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버튼을 활용한 부분도 좋지만 결국 탈부착을 통해 외부로 나갈 때는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자동차 내에서도 어느 정도 수동 조작을 가져가는 것이 오히려 사용성을 높이는 방법일 수도 있기에 충분히 고려 중에 있습니다.
[청취 후기]
주제: 문화적 요인과 모빌리티 디자인 변화 요인 고찰
모빌리티 디자인에도 비가시적인 요인이 있을까? 저로서는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또 생각지도 못했던 질문입니다. 하지만 해당 논문 발표자이신 구상 교수님께서는 사용성, 심미성 등의 여러 가시적 측면을 넘어서서 이제는 새로운 영역으로까지 디자인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청중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주었습니다. 비가시적인 것이라 함은 단순히 모빌리티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같은 것이 아닌 문화적인 요인 등을 일컫는 의미로써 사용됐습니다. 예를 들어 시트로앵 사의 ‘아미’ 그리고 르노 사의 ‘트위지’를 예로 들었습니다. 전자는 승용차에, 후자는 이륜차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같은 프랑스의 기업인데 어째서 서로 다른 디자인이 나왔는 가에는 프랑스의 문화적 다양성이 그 이유가 되었다고 합니다. 프랑스는 더 이상 프랑크 민족의 homogeneous 국가가 아님에 따라 퍼스널 모빌리티에서도 서로 다른 디자인이 파생되었던 것입니다. 뒤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나아갈 방향성이나 힌트에 대해서도 예시를 통해 언급하셨는데 이는 리어카와 인력거였습니다. 리어카와 인력거는 한국과 일본에서만 거의 발견되는 모빌리티의 형태라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도 우리만의 비가시적인 문화 요인을 고려하여 퍼스널모빌리티를 디자인한다면 그 전조를 리어카 또는 인력거로 둘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으로 발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연구실에서 논문을 작성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주 인용하기도 했던 구상 교수님의 연구였던지라 더욱 큰 기대를 품었었고, 그 기대를 아득히 넘어서는 감동이 있던 주제였습니다. 새로이 올라서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거인의 어깨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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