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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국디자인학회 가을 국제학술대회 - 박효상 [내용 작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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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2 18:51:50

 

[HRI 초기 경험으로서 언박싱(Unboxing)의 사건적 순간, 박효상, 박기철]   [내용 작성 중]


Reviewed by 박효상 박사연구원 

 

본 연구는 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학회 후기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정돈되어 있었고, 건물과 동선, 외부 공간의 스케일이 커서 마치 하나의 작은 도시 안에 들어온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늦가을의 공기가 차갑게 느껴지는 시간대였지만, 캠퍼스 곳곳은 학회 참가자들로 채워져 있어 공간의 차분함과 현장의 활기가 묘하게 공존했습니다. 이번 학회에서도 자연스럽게 개인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세션을 선택하게 되었고, 저는 HRI(Human–Robot Interaction)와 Interaction 분야에서 사용성 평가와 실증 연구를 다루는 세션을 중심으로 참석했습니다. 다양한 연구가 동일한 “상호작용”이라는 키워드를 공유하면서도, 문제를 정의하는 방식과 평가 프레임, 데이터의 해석 관점이 서로 달라 비교해보는 재미가 컸고, 특히 ‘무엇을 측정하는가’보다 ‘왜 그것을 측정해야 하는가’를 분명히 세우는 연구들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한편으로는 학회 참가 일정과 논문·교안 작업이 겹쳐 마음이 다소 빠듯했습니다. 점심 식사 후 남는 시간에는 사람들의 시선이 덜 닿는 식당 구석 자리를 찾아 노트북을 펼치고 작업을 이어갔는데, 오히려 그런 “외진 자리”에서 우연히 같은 학교 학생들을 만나 잠깐 인사를 나누게 된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서로가 그 자리에 앉게 된 이유가 비슷했는데, 식사 자리가 부족해 자리를 찾아다니다 보니 결국 그 구석까지 오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짧은 인사였지만, 학회가 단순히 발표를 듣는 공간을 넘어 같은 관심사와 일정, 고민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우연히 교차하는 장소라는 점을 다시 느끼게 해 준 순간이었습니다.

 

[발표 후기

주제: 초기 경험으로서 언박싱(Unboxing)의 사건적 순간

이번 발표는 기능 검증 중심의 실험 결과를 제시하기보다, 로봇과의 ‘첫 만남’에서 발생하는 경험의 구조를 다시 정의하고자 하는 담론적 성격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개념을 과도하게 어렵게 만들지 않도록, 핵심 문제의식과 개념들 간의 연결을 평이한 언어로 차근차근 전달하는 데 특히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본 연구는 기존 HRI 연구와 실험 방법이 주로 기능 수행 이후의 행동 반응, 혹은 효율성과 정확도 같은 인식적 성과에 집중해 왔다는 점을 먼저 짚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로봇이 “무엇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를 측정하는 데에는 유효하지만, 사용자가 로봇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이른바 Unboxing의 장면—에서 경험하게 되는 ‘특별함’의 전환을 충분히 포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이 연구의 출발점입니다. 특히 사용자가 로봇을 단순한 기계적 장치가 아니라 의미 있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하나의 자극에 대한 즉각적 반응처럼 단번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감각과 정서가 열리고 의미가 발생하는 사건적 순간(Evental Moment)을 통해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때 로봇의 존재는 사용자의 감각 속에 보다 또렷하게 드러나며, 사용자는 로봇을 ‘특별한 존재로 경험하는 감각적 현전(Sensible Presence)’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우연한 인상으로 끝나기보다는, 일정한 흐름과 반복을 통해 조직되는 의례적 구조(Rituality) 속에서 점진적으로 안정화됩니다. 즉, 첫 만남의 경험은 단발적 이벤트가 아니라, 감각적 전환과 의미 형성이 교차하며 누적되는 경험의 구조(Eventality)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본 연구의 핵심 주장입니다.

또한 본 연구는 “지속가능성”을 단순히 재료나 내구도, 사용 수명의 연장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특히 일반 제품이 아니라 정서적 대상으로 기능할 수 있는 소셜 로봇의 맥락에서 ‘처음부터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함께하게 되는 경험의 과정’ 자체를 지속성의 중요한 조건으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용 이후에 형성되는 애착을 결과로만 보지 않고, 애착이 가능해지는 경험적 조건이 첫 조우의 사건적 구조 속에서 어떻게 조직되는지를 다룬 선행적 탐색이라는 점이 본 연구의 기여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발표 이후에는 생각보다 많은 질문이 이어졌고, 특히 좌장으로 계셨던 교수님께서 발표 내용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셔서 세션 종료 후에도 추가적인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발표를 마친 뒤에도 논의가 이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제가 제안한 문제의식이 현장에서 충분히 공명하고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져 개인적으로 감사하고 기억에 남았습니다.

질문 1. 본 연구는 Emotional Durability 개념과도 연결될 수 있는데, 재활용이나 사용 수명 연장의 관점이 아니라 애착 형성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 연구가 기존 Emotional Durability 논의와 구분되는 특징은 무엇인가?

답변 1. Chapman(2005)의 Emotional Durability가 제품 수명 연장 전략으로서 애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본 연구는 애착을 ‘사용 이후에 형성되는 결과’로 두기보다는, 초기 조우의 경험 구조 자체에서 애착이 어떻게 가능해지는지를 해명하는 데 초점을 둡니다. 즉 재활용이나 장기 사용을 위한 설계 전략의 차원을 넘어, 로봇이 처음부터 감각적·정서적으로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될 수 있는 사건적 조건과 경험의 조직 방식을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습니다.

질문 2. 본 연구는 ‘드러나지 않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고려하고 있는가?

답변 2. 해당 문제의식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를 현재 진행 중입니다. 본 연구는 사건 이후에 구성되는 경험 데이터(회상 기반 인터뷰, 사후 설문)와 해석 중심 접근만으로는, 사용자가 로봇을 처음 마주하는 순간에 형성되는 감각적·정서적 전환의 층위를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의 감각·정서의 전개를 더 직접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연구 방식—예를 들어 현장 기반 관찰, 미시적 상호작용 기록, 경험 표집, 또는 다층적 로그/생체신호와 질적 해석의 결합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제기했습니다.

 

[청취 후기]

주제: Investigating Preferential Usability on Intelligent Agent-Driven Multimodal Interaction Within The Extended Reality Environment

이번 학회에서는 “Investigating Preferential Usability on Intelligent Agent-Driven Multimodal Interaction Within The Extended Reality Environment”라는 다소 긴 제목의 세션을 청취했습니다. 발표는 확장 현실(Extended Reality, XR) 환경에서 지능형 에이전트 기반 멀티모달 상호작용이 사용성 측면에서 어떻게 선호되는지를 비교·평가하는 연구였습니다. 발표의 도입부에서는 생성형 AI와 XR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공간적 맥락을 공유하고 현재 상황에 맞는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배경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이후에는 XR 환경에서 에이전트가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기본 개념, 에이전트의 시각적 형태와 배치 방식, 사용자를 돕기 위한 작동 로직 등에 대한 개념 정리가 단계적으로 제시되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점은 발표자가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가상 환경’이라는 표현 대신, ‘확장 현실(XR)’이라는 용어를 일관되게 사용하며 현실–가상–혼합의 연속선 위에서 상호작용 설계를 논의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기술 범주를 단순히 VR로 한정하지 않고, 실제 공간과의 관계 속에서 에이전트의 위치성과 역할을 정의하려는 의도로 읽혔습니다. 연구의 핵심 비교 대상은 두 가지 에이전트 형태였습니다. 하나는 사용자가 원하는 공간 위치에 등장하여 자유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독립형(standalone) AI 에이전트, 다른 하나는 사용자의 관심 패널 상단에 등장하여 맥락에 맞는 도움을 제공하는 종속형(attached) AI 에이전트입니다. 즉, ‘공간을 공유하는 존재’로서의 에이전트와 ‘인터페이스의 일부로 부착된 도움말’로서의 에이전트를 비교함으로써, 사용성이 선호되는 조건을 탐색하려는 설계가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실험 절차는 비교적 명료했습니다. 첫째, XR 환경에서 AI 에이전트 및 인터페이스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학습한 뒤, 둘째, HMD를 착용하고 두 가지 시나리오 기반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며, 마지막으로 UEQ-S(User Experience Questionnaire–Short) 기반 설문과 사후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UEQ-S가 사용자 경험을 빠르고 간결하게 측정하기 위한 단축형 설문이라는 점도 함께 언급되어, 연구가 정량 평가 중심으로 설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사용성 평가가 연구의 중심이다 보니 A/B 테스트 결과의 제시에 많은 비중이 배분되었는데, 일부 항목에서는 리커트 척도 점수 차이가 크지 않은 구간이 존재했음에도 그 ‘차이가 작게 나온 이유’를 사후 인터뷰 결과로 충분히 설명하거나, 정량 결과와 질적 해석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보완되지 못한 부분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즉, 수치 결과가 보여주는 미세한 차이를 사용자가 경험한 맥락(왜 독립형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는지, 혹은 왜 종속형이 더 덜 부담스러웠는지 등)으로 풀어내는 해석이 조금 더 강화되었다면 연구의 설득력이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XR 환경에서 에이전트의 “공간적 존재 방식”을 사용성 비교의 중심 변인으로 설정한 점은 충분히 흥미롭고, 향후 멀티모달 상호작용 설계에서 중요한 논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익한 발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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